“자존심까지 상한다” vs “지역 관광 콘텐츠 발굴”

▲ 강원 인제군 인제읍 소양강변에 세워진 마릴린 먼로 동상. ⓒ2018 참뉴스/정광섭
【인제=참뉴스】정광섭 기자 = 강원도 인제군 소양강변에 세워진 마릴린 먼로 동상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이 ‘소양강 인제지구 하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소양강 변 광장에 마릴린 먼로 동상을 세웠는데 한 문화예술인이 자신의 SNS를 통해 이를 지적하면서 부터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지난달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강원도 인제군에 마릴린 먼로 동상이 세워졌다고 후배가 사진을 보냈다며 2장의 사진과 설명을 올렸다.

황 소장은 “먼로는 강원도 인제에 온 것이 아니라 단지 미군기지 하나에 온 것뿐”이라며 “이런 것을 기념이라고 여기는 설치자들의 수준이 놀랍다”고 비판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은 국비 61억원을 들여 인제군 인제읍 합강ㆍ상동ㆍ남북리 일원에 걸쳐 국가하천 소양강 3.5㎞의 하천환경 정비사업을 추진, 지난 2016년 3월 착공해 약 2년간의 공사기간을 거쳐 지난해 12월 21일 준공했다.

산책길(3.5㎞), 생태관찰로, 다목적 문화광장(6만㎡), 생활체육시설 등 수변 문화공간으로 조성했다.

인제 살구미교 아래에 위치한 마릴린 먼로 동상은 영화 ‘7년 만의 외출’에서 하얀 원피스를 입고 뉴욕 지하철 환기구 위에서 바람에 펄럭이는 치마를 붙잡고 있는 먼로의 대표적 포즈를 형상화 한 것이다.

동상 뒷면 대리석에는 당시 먼로의 공연 사진과 ‘마릴린 먼로 in 인제’라는 작품명과 작품설명이 담겨져 있다.

먼로 동상 제작ㆍ설치에는 약 5500만원이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 인제군 인제읍 소양강변에 세워진 마릴린 먼로 동상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2018 참뉴스/정광섭
▲ 동상 뒷면 대리석에는 당시 먼로의 공연 사진과 ‘마릴린 먼로 in 인제’라는 작품명과 작품설명이 담겨져 있다. ⓒ2018 참뉴스/정광섭
▲ 인적이 드문 소양강변에 덩그러니 설치돼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2018 참뉴스/정광섭
이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온라인이 뜨겁다. 누리꾼들의 부정적인 반응이 빗발치고 있는 것이다.

“참 세금갖구 별짓 다한다” “마릴린먼로가 소양강처녀냐” “마릴린 먼로 고향이 소양강 인가? 소가 웃을일이네” “인제 하다 하다 별짓을 다하네”“황금 개띠해다. 개동상도 만들어 세워라~! 욕나오네”라는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 anne****는 “마릴린먼로가 방문한 게...스토리텔링 씩이나 할수 있는 일인가”라며 “외국배우 한 명 방문한 게 이렇게 황송한 일이었나. 자존심까지 상한다”고 비판했다.

gree****는 “지역관광에 도움되는 것은 글로벌 한것이 아니라 지역적인 특색 반영된 것이 가장 도움된다”며 “이것을 알지 못하면 관계자를 바꾸셔야 한다”고 꼬집었다.

shin****는 “저 돈이 너무 아깝다. 마릴린 몬로가 무슨 신이냐. 겨우 위문공연차 한 번 방문한 걸로 저런 동상을? 그리고 동상 자체도 너무 조악해보인다”고 지적했다.

원주지방국토관리청 관계자는 “1954년 미군 부대 위문 공연을 왔던 마릴린 먼로의 인제방문을 스토리텔링 해 먼로 동상을 세웠다”며 “인제군의 요청도 있었고, 관광객 유입 활성화를 위한 지역 관광 콘텐츠 발굴에 기여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인제군 관계자는 “해당지역의 주민들이 관광객 유치 차원에서 상징물을 하나 만들어 달라는 의견도 있고 해서 원주지방국토관리청에 요청해 건립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마릴린 먼로는 6ㆍ25전쟁에 참전한 미군을 위로하기 위해 정전협정 이듬해인 1954년 2월 한국에 머무르면서 인제를 비롯해 대구와 동두천, 서울 등지 미군부대에서 10여 차례 위문공연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제의 경우 인제읍 상동리에 위치한 인제성당 뒷벽에 군용 트럭과 천막으로 설치된 임시 무대에 올라 공연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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