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소방서 석교준 서장

▲ 강원 태백소방서 석교준 서장.
글=강원 태백소방서 석교준 서장

추석이 다가오면서 부쩍 선선해진 날씨는 여름 내내 따갑게 내리 쬐어 달아올랐던 세포들을 식혀주고 만곡이 무르익어 갓 수확된 농산물이 시장으로 쏟아져 나와 마음을 풍성하게 만든다.

명절 동안 온 가족이 오랜만에 모여 밤새 그 동안 나누지 못한 미담을 나누며 즐기다 보면 피곤한줄 모르고, 뜬 눈으로 새벽이슬을 맞이하곤 한다.

그러나 즐기기에도 모자란 이 시기에 매년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온다.

추석 성묘를 위해 벌초를 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묘지 주위에 땅을 파서 집을 짓고 서식하는 말벌에 쏘여 사망하거나 119 구급대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되는 사례가 바로 그 것이다.

태백소방서 2015년 ~ 2016년 벌 쏘임에 의한 119구급대 출동건수는 2015년 37건, 2016년 31건으로 주로 5~9월에 몰려 있었다.

특히, 추석연휴 기간 동안 발생하는 경우는 벌초 작업 중 벌집을 인식 못하고 직접적으로 벌집을 건들인 후 작업을 계속하다가 말벌 떼의 습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큰 위험으로 번질 수 있다.

매년 조상님들께 예를 다 하기 위해 찾아뵙는데, 사고의 위험을 무릅쓰고 하면 안 될 것이다.

그렇기에 벌초를 하러 가기 전 말벌에 의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몇 가지 알아두도록 하자.

첫째, 벌초하러 갈 때에는 벌을 자극할 수 있는 향수, 향이 강한 헤어스프레이의 사용과 밝거나 털이 많은 재질의 옷을 피한다.

둘째, 소매가 긴 옷과 장화, 장갑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벌초 전 긴 막대기로 수풀을 헤쳐 말벌집의 유무를 확인하고 벌초를 시작한다.

셋째, 벌집을 건드렸다면 자세를 낮추고 얼굴을 보호한 상태로 신속하게 30m이상 벗어난다. 말벌은 집단 공격성이 강하기 때문에 엎드리거나 가만히 있어도 공격을 받을 수 있어 오히려 위험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벌에 쏘였다면 환자를 안전한 곳으로 이송하고 피부에 침이 박혔는지 확인하여 침이 박혀 있다면 신용카드나 자 등을 사용하여 빼내도록 한다.

손으로 빼다보면 자칫 침이 더 깊숙이 박히든지 독 샘을 터트려 독이 몸으로 더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다만, 말벌류의 경우에는 대부분 침이 박히지 않으므로 침이 보이지 않는다고 침을 찾는데 시간을 지체하지 않도록 하자.

쏘인 부위에 가려움과 통증만 있는 경우에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바르거나 진통소염제를 복용한 후 가까운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어지럼증, 두드러기, 호흡곤란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에는 말벌 독 알레르기 반응에 의한 과민성 반응 쇼크 증상이므로 즉시 가까운 병원으로 이송하거나 119구급대의 받도록 해야 한다.

다른 방법으로는 벌초 대행업체 같은 전문가에 위탁하거나 안전장구류 구입 등도 있다.

일 년에 고작 몇 번 사용하기 위해 고가의 안전장구의 구입이나 전문가 위탁 금액이 부담되더라도 나와 내 가족의 안전보다 중요한 것은 없을 것이다.

올해에는 안전상식을 습득ㆍ실행하여 말벌로부터 내 몸을 지켜, 가족, 친인척, 지인들과 즐거운 추석 명절을 보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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