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태백시선거관리위원회 전형선 지도홍보계장

글=강원 태백시선거관리위원회 전형선 지도홍보계장

▲ 강원 태백시선거관리위원회 전형선 지도홍보계장.
주역강의(을유문화사, 서대원 지음)라는 책을 읽다가 정치에 대한 글이 좋아 한 번 옮겨보려고 한다.

‘동인우야 형, 동인우문 무구 동인우종 린(同人于野 亨 同人于門 无咎 同人于宗 吝)’

정치(동인)는 사람들의 집단인 국가나 정부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활동인 동시에 같은 뜻을 가진 동지들을 불러 모아 세력을 결집시켜 권력을 잡는 행위라고 할 수 있으며 정치는 들판(야)에서 시작하라고 했다.

지배자나 권력자가 아닌 자리, 기득권이 없는 자리, 보호막이 없는 자리, 아직은 가야 할 길이 먼 자리, 여가 아니지만 여를 꿈꾸는 자리가 들판이다.

정치는 기본적으로 변화와 개혁, 발전과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이다.

현재에 안주하고 기득권에만 매달리는 정치인은 정치인으로서의 기본적인 자질이 없는 사람이다.

그러니 정치 신인이 여가 아니 야로 가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는 어렵고도 험난한 길임이 또한 분명하다.

40대나 50대의 정치 신인이 들판(야)에서 이런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겠는가? 그러니 젊어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큰 내를 건너는 위험천만 하지만 거대한 모험에 뛰어들어 반드시 성공을 거두어야 한다. 이 또한 젊은이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정치인의 가장 큰 딜레마 중 하나는, 만인을 똑같이 위하는 정치를 펼쳐야 하지만 만인이 똑같이 나를 지지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당연히 이들은 특정 집단이나 지역을 위해 일하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이들 개인을 지지하고 이들에게 표를 몰아주는 것은 특정 집단이나 지역의 사람들인 경우가 태반이다.

게다가 정치인은 기본적으로 파벌을 짓고 파당을 만들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다. 이런 집단적 힘이 뒷받침되지 않는 정치인 개인은, 설령 권력을 쥐게 된다 하더라도 이를 유지할 수 없다.

문제는 이런 패거리를 만드는 일에 있어서 사람을 어떻게 등용할 것인가로 모아진다.

이 인재 등용의 문제는 모든 정치사에 있어서 항상 가장 큰 고민거리이자 이로부터 수많은 말썽이 빚어진 중대한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이에 주역의 가르침은 간단명료하다. 문호를 활짝 열고 혈연이나 지연에 매이지 말라는 것이다.

‘문을 열라’는 의미는 단순히 인재 등용의 문제에만 국한 되는 것은 아니다. 국민들이 쉽게 드나들 수 있도록 문을 개방하라는 뜻으로 읽으면 국민에 대한 끝없는 사랑과 언로(언론)개방으로 해석될 수 있고 정치인 자신의 모든 것을 감추지 말고 만천하에 진솔하게 공개하라는 의미로도 해석 될 수 있다.

사업가는 그럴 필요가 없지만 정치적으로 성공하고자 하는 사람리라면 마땅히 그래야 한다.

공직자 재산 공개가 왜 법적으로 규정되었겠는가? 정치인은 누구보다 투명하고 개방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이와 같은 강요는 문을 열라는 『주역』의 가르침과 다를 바 없다.

혈연이나 지연에 기반을 둔 정치의 폐해는 우리 현대사를 통해 누구나 지긋지긋하게 그 문제의 심각성을 절감하고 있는 것이어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가르침이다.

‘주역’은 이렇게 열린 문에 서서 정치를 하면 허물이 없지만 혈연이나 지연에 얽매이면 옹색하고 어려워진다고 경계한다.

정치인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문제가 바로 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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