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뭇 다른 면들 경험

 1996년 2월 대학을 졸업한 후, 1년이라는 사회생활을 경험하고 우연치 않은 기회에 97년 산림청 임업직 국가공무원 ‘산지기’ 로서의 인연을 맺게 되었다.

 입사하자마자 한국경제에 불어닥친 IMF한파로 모든 기업에서는 구조조정과 이로 인한 심각한 실업사태, 신규채용을 기피하는 등 이러한 사회적인 혼란속에서 내가 몸담고 있는 산림청에서는 지난 98년 8월부터 실업대책의 일환으로 국유림숲가꾸기공공근로사업을 추진하여 실의에 빠진 실직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여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였고, 현재까지도 사회적 일자리창출 숲가꾸기로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입사한 후 기억에 남는 일들로는 2000년 동해안산불과 2002년 태풍루사, 2003년 태풍매미, 그리고 해마다 계속되는 크고 작은 자연재해 등 국민의 입장에서 본 산림청과는 사뭇 다른 면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지금와 돌이켜보면 9년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갔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앞만보고 달려왔다는 생각이 든다. 

 모든 직장인들이 마찬가지겠지만 산림청의 경우 대부분의 시간을 봄· 가을철 산불, 여름철 태풍으로 인한 수해 및 산사태, 겨울철 설해, 풍해 등 비상사태에 한시도 마음 놓고 지낼 수 없는 상황속에서도 묵묵히 자신에게 주어진 일들을 불평불만없이 잘 해 내고 있는 동료직원들을 볼 때마다 서로에 대한 더욱 끈끈한 동료애가 느껴진다.

 이번 태풍때에도 어김없이 전직원이 하나되어 수해를 최소화하고 피해지조사를 하기 위하여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불철주야 노력하는 모습과 본인의 가정에도 수해 가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정사는 뒷전으로 미룬 채 조사에 참여한 직원들을 보면서 다시한번 산지기의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가정과 직장에서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위해 전전긍긍하는 나, 아직 어느 것 하나 만족할 수는 없지만 가정에서는 현명한 아내와 좋은 엄마로, 직장에서는 진정한 산지기의 모습으로 거듭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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