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치체육 회귀 의도 강경 대응

류철호 강원 태백시체육회장과 체육가맹단체들이 11일 태백시 한마음신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태백시가 추진 중인 ‘스포츠 재단 설립’ 강행에 대한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3 참뉴스/이태용
류철호 강원 태백시체육회장과 체육가맹단체들이 11일 태백시 한마음신협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태백시가 추진 중인 ‘스포츠 재단 설립’ 강행에 대한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2023 참뉴스/이태용

【태백=참뉴스】이태용 기자 = 강원 태백시체육회는 태백시가 추진 중인 ‘스포츠 재단 설립’ 강행에 대한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류철호 태백시체육회장은 11일 태백시 한마음신협에서 태백시 스포츠재단 설립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어 “스포츠재단 설립 강행은 예산권과. 행정력을 이용해 시장이 이사장직을 맡아 관치체육으로 회귀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류 회장은 “시에서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있는 스포츠재단 설립은 국민체육진흥법에 배치되는 유감스러운 조치로 강력히 반대함을 선언한다”라며 “체육회의 역할을 말살하고 체육인들의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를 멈춰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방체육회는 체육을 정치로부터 분리하고자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민선으로 회장을 선출하는 공공성과 투명성을 반영한 법정법인”이라며 “지난 수년 간 지역체육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경제효과를 창출해 내는데 온 힘을 쏟아왔다”라고 말했다.

태백시체육회에 따르면 올해 2월 시체육회 산하 29개 회원 종목 단체장들과 수차례에 걸쳐 이상호 태백시장과의 면담 요청에 대해 현재까지 침묵으로 일관할 뿐만 아니라 지난 8월 도 시ㆍ군 체육협의회장의 스포츠재단 설립 관련 면담 요청도 태백시는 거절했다.

류 회장은 “스포츠재단 설립 강행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과 체육인들에게 돌아갈 것”이라며 "인구감소, 장성광업소 폐광, 강원관광대 폐교 등을 앞두고 현안 해결에 합심해야 함에도 오히려 예산권과 행정력을 앞세워 체육회를 식물체육회로 전락시키기 위한 쓸데없는 행정력을 낭비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류 회장은 ”이상호 시장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아무런 이유없이 체육회 판공비 등 예산을 삭감해 체육회의 분열과 압박을 가하고 있다“라며 ”체육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일방적인 행정력으로 체육계의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라고 제기했다.

태백시체육회는 이날 계속되는 체육회 패싱과 실리 없는 스포츠재단 설립을 강행하는 태백시의 일방적인 행정에 강력히 규탄하고 혈세 낭비, 중복업무, 대회유치 불이익 등 실리없는 스포츠재단 설립 추진에 대한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또한, 시체육회를 배제하고 종목단체 보조금을 직접 집행하는 예산 갑질 행태와 체육회 예산삭감, 행정력으로 체육단체 분열 조장 행위에 대한 즉각 중단을 태백시에 촉구했다.

태백시체육회는 관선체육회 당시 30여 개 그친 대규모 대회를 2020년 민선으로 전환되면서 59개 대회를 유치해 약 838억원의 경제파급 효과 창출하는 등 역대 최대의 성과를 내고 있다.

태백시체육회는 스포츠재단이 설립되면 단독으로 개최할 수 있는 대회수가 확연히 줄어들고 이로인한 숙박업, 요식업 등 지역 소상공인들의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태백시체육회는 이날 오후 1시 한마음신협에서 긴급이사회를 열어 체육회 이사회를 ‘스포츠재단 설립 반대 비대위’로 전환하고 강경 투쟁에 들어가기로 했다.

지난달 강원 시ㆍ군체육회장협의회는 올해 11월 1일부터 스포츠재단이 설립된 시ㆍ군에는 모든 체육대회 출전을 금지한다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에 따라 태백시체육회는 태백시 스포츠재단 설립에 강력한 반대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제2회 강원특별자치도 여성생활체육대회에 불참하기로 했다.

한편, 태백시는 지난 1일 태백제 전야제 행사로 열린‘2023 태백시민 대상’ 시상식에서 체육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체육 유공부문에 추천된 태백시당구협회장(태백시체육회 부회장)을 특별한 사유 없이 시민대상 선정 심사에서 제외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추석연휴 기간이었던 지난달 28일 시체육회와 태백지역 체육 가맹단체 등이 체육회 패싱과 스포츠재단 설립을 강행하는 이상호 태백시장을 비판하는 현수막 수십장을 게첨했으나 태백시가 곧바로 철거하면서 체육회와 태백시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leegija@cham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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