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 홍시장 비자금 의혹 제기 TV 보도 전혀 없어

“진실은 언제나 박해를 극복한다.”
1789년 프랑스혁명에 큰 영향을 끼친 사상가 볼테르의 말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200여년 전에 볼테르가 주창한 ‘사상과 언론 자유’의 의식이 없었다면 프랑스 부패왕정이 오늘날 정치체제의 모델인 공화정으로 바뀔 수 없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다시 200여년을 휙하니 지나 오늘날 우리나라 언론 현황을 보건대, 참으로 우후죽순격과 같다. 다량의 매체들이 경쟁하는 탓에 작은 정보에 대해서도 중첩적인 보도경쟁이 일어난다. 그야말로 언론의 자유가 춤을 춘다. 특히 인터넷 언론의 등장으로 속도전까지 가세한 형국이다. 그리하여 보도경쟁이 심층보도를 쫒아내는 그레샴법칙이 적용되기도 한다.

그런데 위 상황은 전국적 현상이고 아직도 강원도 산골짜기 언론의 현황은 흔하지않은 매체의 독점이 여전한지라 어쩌면 18세기 프랑스 혁명시기 보다도 더 못한 언론 상황을 맞고있다.

특히, 공영방송이라하는 ‘KBS 강릉’이 태백지역에서 일어나는 부패관료 청산운동(홍순일 태백시장의 안산 학교법인 관련 비자금 의혹)에 대해 10여일이 지난 시점에서도 확인도 안되는 라디오 단신 방송외 단 한마디의 TV보도도 하지 않는 행태를 보면 ‘뭔가 잘못 나간다’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그 내용의 진위여부를 떠나 시민단체들이 의혹을 제기하는 기본적인 펙트(fact) -수차례 성명서 및 보도자료 발표 -에 대해서도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에게 사실확인 취재도 한번 없는 강릉KBS의 보도행태는 분명 지역공영방송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으로 비난받을 만한 건수다.

이러한 보도행태에 대해 태백 시민단체 관계자가 최근에 항의를 하자, 강릉KBS 보도책임자는 “사실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는 빈약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참으로 빈약하기 짝이 없다. 강릉KBS는 언론 취재의 abc도 모르는 구성원으로 채워진 언론기관인가?

태백의 시민단체들이 가벼운 사안도 아닌 내용으로 태백지역에서 유인물로 수차례 성명서를 발표하고 그 내용을 강원지역 메이저 언론들에 팩스와 메일로 보냈으면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취재원으로서의 충분한 가치와 함께 취재의 의무가 있음에도 강릉KBS는 의혹을 제기한 시민단체에 전화 취재 한번 하지 않았다. 물론 태백에는 강릉KBS에서 파견된 기자가 있다.

KBS강릉 태백주재기자는 시민단체의 의혹 제기에 대해 “홍시장의 사생활 부분일 수 있고 이를 보도할 경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될 수 있기에 그간 보도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태백시민단체(태백경제인연합회, 자치분권태백연대, 태백경실련준비위 등)들은 수차례에 걸친 성명서를 통해 “공인의 비자금 의혹 제기는 당연”한 것이라며 “홍시장이 문제의 안산 학교 이사 경력이 밝혀진 마당에 학교로 유입된 홍시장 자금의 규모와 출처에 대해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홍시장 비자금 의혹 제기가 사생활의 내용이라서 보도못했다면 지난 17일 라디오 단신 보도는 왜 했을까?

라디오로 홍시장의 법적 대응 방침을 보도했다면 시민단체들이 부패방지위원회에 고발한 내용도 다뤄져야 하지 않는가?

한편, 강릉KBS 보도부장은 라디오 단신보도가 언제 되었는지 정확한 보도일지 내용을 묻는 참뉴스 기자의 질문에 “TV방송 일지는 있으나 라디오 방송 일지는 관리하지 않는다”며 “17일 라디오보도가 언제 정확히 있었는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릉KBS 인터넷 홈페이지에도 기사가 게재되지 않는 라디오 방송보도가 얼마나 가벼이 취급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강릉KBS 인터넷 홈페이지상에는 '전체기사'란이 있지만 여기에는 홍시장 자금 의혹과 관련한 라디오 보도기사가 없다.)  

이에 반해 삼척MBC의 경우는 지난 17일 태백시민단체의 홍순일 시장 비자금 의혹 제기의 성명서가 나가자 마자, 삼척MBC 기자가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를 직접 찾아 인터뷰와 함께 근거자료를 검토해 라디오 방송은 물론 TV로 보도했다. 그리고 이후에도 시민단체들의 새로운 문제제기 내용에 대해 사실(추가 성명서 발표등의 펙트)확인 취재과정을 거쳐 수차례 TV보도가 나갔다.

언론 취재의 abc를 삼척MBC가 강릉KBS에게 한수 가르쳐주는 형상이다.

강릉KBS는 많이 배워야 한다. 태백시에서 나오는 수많은 자잘한 보도거리에 대해서는 아주 잘 보도하면서 정작 취재하고 보도해야할 내용에 대해서는, 시민사회의 정의로운 진실규명운동에 대해서는 입을 다무는 보도행태는 이미 공영방송의 자질에서 벗어나도 한참 벗어난 것이다. 공인의 비자금 조성과 그 출처에 대한 의혹제기가 강릉KBS 태백주재기자의 말대로 사생활의 범주에 든다면 대통령 친인척과 정부 부처 장차관의 개인재산에 대한 서울 KBS의 보도는 엄청난 사생활 침해이며 언론중재위원회 여지없는 제소감들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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