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노조는 4일 성명서를 통해 “지난 3일 개천절을 맞아 민족의 영산 태백산 천제 행사 시간에 미공군 폭격기들이 태백산 필승사격장에서 지축을 뒤흔드는 굉음을 내며 폭탄을 투하한 행위에 분노한다”고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개천절인 이날 태백산 천제에 참석한 시민을 비롯한 전국 각지의 참배객들은 난데없는 폭격소리에 아연실색했다”며 “동맹국의 개국 기념일을 축하하는 의미에서라도 개천절에는 폭격훈련을 중지하는 것이 예의”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1981년 태백산 천제단 남쪽과 영월군 상동읍 경계에 조성된 여의도의 20배에 달하는 방대한 면적의 필승사격장은 그동안 태백과 영월군 주민들이 사격장 폐쇄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국가안보 필수 군사시설이라는 이유로 묵살되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 단체는 “미군 당국보다도 우리 국방부의 무관심한 태도가 더욱 분노를 일으키게 한다”며 “권위주의시대의 군사문화 우선 정책은 이제 심각한 사회갈등 요소가 되고 있으며 필승사격장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꼬집었다.
공무원노조는 “지역 주민들의 희생을 담보로 한 군사시설 때문에 겪는 애로와 고충을 이제는 정부에서도 더 이상 묵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라며 “필승사격장도 시설 유지가 불가피하다면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태도가 절실하다”고 거듭 지적했다.
이에 따라 태백시민과 태백공무원노조는 내년 제4352주년 개천절에는 공군 폭격기와 폭탄 굉음이 태백산을 뒤흔들지 않도록 한ㆍ미 군사 당국의 철저한 조치를 요청했다.
leegija@chamnews.net
이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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