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매달 2∼3회씩 꾸준한 장병 격려 활동

▲ 권영철ㆍ구명화씨 부부가 그동안 육군에서 받은 감사패와 기념사진 앞에서 웃고 있다. (사진= 육군 21사단 제공)
【양구=참뉴스】정광섭 기자 =“백두산부대 장병들은 이제 저희의 아들들이죠.”

강원 양구에서 외식업체를 운영하는 권영철(63)ㆍ구명화(58) 씨 부부가 3년째 육군 백두산부대 신병교육대를 수료한 장병들 중 가족이 면회를 오지 않는 장병에게 ‘일일 부모님’이 되어주고 있어 화제다.

6일 21사단에 따르면 권 씨 부부는 매달 2~3회 열리는 신병교육 수료식에서 각종 사정으로 찾아오는 면회자가 없는 신병들을 데리고 본인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점심과 저녁을 대접하고 읍내 소개를 해 주고 있다.

군입대 후 첫 관문인 신병교육훈련을 자랑스럽게 마치고서도, 가족들과 웃음꽃을 피우는 동기들 옆에서 사랑하는 이들을 만날 수 없어 우울한 기분에 젖어 있는 장병들에게 이날만큼은 권 씨 내외가 ‘우리 엄마, 아빠’가 되어주는 것이다.

지난 2015년 6월, 권 씨 부부는 운영 중인 식당과 백두산부대와의 자매결연을 맺었다. 통상 자매결연은 일회성에 그치는 경우가 많지만, 권 씨는 이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장병들을 위해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이때 우연히 연이 닿은 것이 바로 백두산 신병교육대대였다. 대대 주임원사인 용동근 원사에게 신병교육 수료식 때마다 면회할 사람이 없어 외롭게 지내는 장병들이 생긴다는 말을 들은 권 씨 내외는 기꺼이 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 권영철 씨가 신병교육을 수료한 정재진 이병(21)에게 식사를 대접하고 있다.
이렇게 한 달에 작게는 2~3명, 많으면 10~12명에 달하는 장병들이 29개월 동안 권 씨 부부의 가게를 거쳐 갔다.

그동안 부부와 식사를 함께한 장병들 중에는 제주도 출신으로 가족이 오기 힘들었던 장병, 필리핀 재외국민이었던 장병 등 다양한 사연을 가진 이들이 많다.

여러 사정으로 눈에 밟히는 아들을 찾지 못했던 이들의 부모님 또한 안심할 수 있었으니, 권 씨 부부의 선행이야말로 ‘애국’이였던 셈이다.

이런 권 씨 부부의 선행은 이미 양구지역과 군에서는 유명한 사실이다. 권 씨는 육군에 지속적으로 성원을 보낸 공로로 지난해 육군과 1야전군사령부에 초청되기도 했으며, 21사단에서는 권 씨를 정기적으로 초청하여 감사를 표하고 있다.

용동근 신병교육대대 주임원사는 “각자 다양한 사정으로 신병수료식 후 가족들을 못 만나 쓸쓸해하는 장병들을 보며 마음이 아팠는데 두 분이 두 팔 벌려 따뜻하게 장병들을 맞아 주시니 정말 감사할 따름”이라며 “사장님의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장병들을 믿음직한 백두산 용사들로 육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영철ㆍ구명화 부부는 “우리 아들도 육군 중사로 군 생활 중이고, 양구지역에 오래 살아 국가와 가족, 친구들을 위해 힘쓰는 장병들을 자주 봐 왔기에 ‘모두가 내 아들들’이란 생각으로 밥 한 끼를 정성스레 해 주고 싶다”며 “앞으로도 장병들의 웃는 얼굴을 위해 ‘아낌없이 주는 나무’로 남아 있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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