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기옥 씨, 희귀병과 싸우며 9년 만에 석사학위 취득

▲ 손기옥 씨. (사진=한림대학교 제공)
【춘천=참뉴스】정광섭 기자 = 희귀병과 싸우며 제주에서 강원 춘천까지 통학, 9년 만에 석사 학위를 받는 늦깎이 졸업생이 있어 화제다.

그 주인공은 오는 23일 학위수여식을 앞두고 투병과 장거리 통학이라는 역경을 이겨낸 한림대학교 보건과학대학원 언어병리학과 석사학위를 받는 손기옥(46) 씨.

손 씨는 1994년 대학에서 언어치료학을 전공하고 제주도 장애인종합복지관에 입사해 15년 간 임상에서 종사하다가 2009년 현재 본인이 운영하고 있는 언어치료실(손기옥 언어발달상담센터)을 제주도에 오픈했다.

하지만 심화되는 임상현장에 대한 대비와 배움의 깊이를 더하기 위한 갈증으로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게 됐고 같은 해 한림대 대학원에 입학했다.

언어병리학 분야에서 잘 알려진 한림대의 커리큘럼에 대한 기대로 제주도와 강원도라는 쉽지 않은 장거리 통학을 결정했지만 몇 개월 지나지 않아 뜻하지 않은 병마가 그녀를 괴롭혔다.

나아졌다고 생각했던 지병인 메니에르병이 심해진 것이다. 이 병은 대학원 진학을 뼈아프게 후회할 만큼 재학 기간 내내 그녀를 괴롭혔다.

하지만 병마는 그의 배움에 대한 의지를 꺾을 수는 없었다. 제주에서 김포공항을 거쳐 다시 춘천으로 매주 하루 또는 이틀 통학을 하는 강행군이었다.

몸이 아파 휴학과 복학을 거듭하긴 했지만 태풍으로 제주에서 비행기가 뜨지 않은 몇 번을 제외하고 학위과정 2년 동안 손 씨는 단 한 번도 결석을 하지 않았다.

손 씨를 지도한 고도흥(언어청각학부) 교수는 “일반인들에게도 버거운 원거리 학업을 지병과 싸워가며 이뤄낸 학생의 열정과 의지에 박수를 보내고 계속해서 값진 도전을 이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손 씨는 “그간의 배움을 바탕으로 임상현장에서의 이해와 신뢰를 높여 나갈 계획이고, 건강이 허락한다면 관련 분야의 더 깊이 있는 학업을 이어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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