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덕재ㆍ이부원ㆍ조성근 씨 등 전통 농경문화 계승

▲ 강원 홍천군 동창마을에서 밭갈애비 전덕재옹과 이부원옹이 겨릿소로 밭갈이를 하는 모습. (사진=전상범씨 제공)
【홍천=참뉴스】정광섭 기자 = 강원 홍천의 내촌면 동창마을에서 겨릿소를 이용해 겨리질과 써래질을 하는 등 전통 농경문화의 맥을 이어가는 촌로들이 있어 화제다.

그 화제의 주인공은 전덕재(76ㆍ농업)ㆍ이부원(75ㆍ농업)ㆍ조성근(60ㆍ홍천군문화재단 이사)씨.

이들은 3년전부터 해마다 봄철이면 두 마리의 안소와 마라소가 쟁기를 끄는 겨릿소로 밭갈이와 써래질을 선보이며 전통 농경문화 계승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3월 봄 들녘에서 수십회의 밭갈이로 소문이 나자 지난 달에는 홍천과 타지역의 사진작가 20여명이 출사를 다녀갔고 홍천문화원 문화학교 류문수 지도강사와 사진동아리 회원 10여명도 동창마을을 찾아 농촌들녘 풍경과 겨리질 풍경을 렌즈에 담아가는 등 문화관광 상품으로도 호응을 얻고 있다.

▲ 강원 홍천군 동창마을에서 전덕재옹이 안소와 마라소의 겨릿소로 겨리질을 하는 모습.
▲ 강원 홍천군 동창마을에서 전덕재옹이 안소와 마라소의 겨릿소로 겨리질을 하는 모습.
전덕재 옹과 이부원 옹은 밭갈애비로 소를 몰면서 노래를 한다.

“똑바로 가자”, “윗골로 올라~서거라”, “우후~돌아서거라~” 등의 작업 지시를 노래로 전달하고 소는 그것을 다 알아듣는다. 밭갈애비는 한평생 농토를 일구며 살아온 신세타령으로 소에게 흥얼거리기도 하고, 소는 묵묵히 들어주는 마음이 통하는 벗이 되기도 한다.

전덕재 옹은 동창마을에서 대을 이어 평생 농사를 지으며 살아온 토박이다. 우사도 집과 함께 옛모습 그대로이고 코뚜레를 한 소 7마리를 키우다 최근 3마리만 키운다.

▲ 강원 홍천군 동창마을에서 전덕재옹과 이부원옹이 안소와 마라소의 겨릿소로 겨리질을 하는 모습.

전 옹은 “옛날에는 소로 모든 밭과 논일을 했지만 지금은 농기계의 발달로 코뚜레를 한 소도 거의 없고, 특히 겨릿소로 밭갈이를 하는 곳도 많지 않아 옛 농경문화에 대한 향취와 한국의 전통과 산촌문화의 멋스러움도 느낄 수 있는 작은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성근씨는 “겨릿소를 몰면서 노래다운 노래를 부르는 곳은 강원도뿐이다. 조상님들이 어떤 식으로 농사를 지어서 자식들을 먹여 살렸는지 우리의 전통 농경문화를 보전하고 전승하는 것이 앞으로 후세들에게 남겨줄 만한 유산이라 생각한다”며 “홍천의 전통문화와 농경문화의 맥이 끊이지 않고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창마을은 행정명으로 내촌면 물걸리이지만 조선시대 중종 때 대동미 창고가 있었던 유래로 지금도 동창마을로 더 많이 불려지며, 통일신라 말기의 물걸리 폐사지에는 석불과 삼층석탑 등 보물5점과 논에 물을 대기 위해 만든 동창보 수리시설이 강원도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유산이 2곳이 있다.

scoop25@cham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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