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일 감독, ‘태백산 쿨시네마’ 개막 초청작

 태백의 탄광촌을 배경으로 제작한 영화 <검은 땅의 소녀와>가 국내 개봉에 앞서 오는 27일 태백 메르디앙 시네마에서 시사회가 열린다.

 이날 시사회는 ‘태백산 쿨시네마’ 개막 초청작으로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까지 태백 메르디앙 시네마에서 영화 상영과 함께 감독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등 출연 배우와 주요 제작 스텝들이 참석 한다.

 이번 <검은 땅의 소녀와>는 프랑스의 오브젝티브 뚜르나주 영화사와 합작으로 지난해 12월 촬영에 들어가 올해 5월에 후반 작업을 끝낸 후 베니스 영화제에 출품돼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2년전 전 감독은 전작인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을 속초, 도계, 사북, 태백, 부산으로 이어지는 로드무비 형식의 영화를 찍으면서 차기작으로 탄광촌을 배경으로 영화에 담기 위해 태백시 철암을 선택했다.

 이 영화에도 나오는 것처럼 예전의 탄광지대는 석탄산업합리화로 사양길로 접어들자 광부들은 폐광이 되니까 하나 둘 일자리를 찾아 떠났다.

 태백엔 광부 생활 말년에 얻은 진폐증으로 인해 오랜 세월동안 투병생활로 깊은 시름에 젓은 전직 광부들이 많지만 이들은 대다수가 합병증이 동반 되어야만 병원에 입원하여 요양을 받을 수 가 있다.

 전 감독은 “진폐 요양 판정을 받아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이때부터 휴업급여가 지급돼 생계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에 광부들은 어떻게 해서라도 합병증을 만들어 입원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검은 땅의 소녀와>라는 시나리오 작업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그는 또 “탄광에서 실직 후 진폐증에 걸린 아버지(해곤)의 합병증을 만드는 것을 9살 딸(영림)이 도와주는 비극적 리얼리티가 살아 있는 작품이며, 특히 영화배우 '강수연'이 아무런 대사 없이 지나가는 여인인 카메오로 출연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 영화를 찍기 위해 아직도 1970~80년대 탄광촌 분위기가 남아 있는 태백시 장성광업소 막장을 촬영하기 위해 여러 차례 광업소측에 촬영 허가를 요청하였으나 매번 거절당해 거의 영화제작 포기단계까지 이르렀지만 전 감독은 집요하게 다방면으로 태백의 지인들을 통해 광산노조를 겨우 설득해 지하 800m 갱도에 네 번이나 들어가 촬영 할 수 있었다.

 전 감독은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삶을 바라보는 진지한 시선과 깊이 있는 철학이 담겨진 영화로 해외에서 더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세계 각국의 국제영화제에서 초청받아 작품성을 인정받은 전 감독은 데뷔작 <내 안에 우는 바람.1997>이 제1회 PIFF에서 운파상을 받았고, 칸영화제‘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돼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두 번째 작품<새는 폐곡선을 그린다.1999>는 제4회 PIFF 넷팩상(최우수한국영화상), 2000년 프리부르국제영화제 대상을 수상했으며  베니스영화제와 모스크바영화제 등에 소개돼 호평을 얻었으며 세 번째 작품은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2003>역시 부산영화제, 프리부르영화제에서 상영됐다.

 네 번째 영화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2005>은 부산영화제 초청되었으며 2006년 낭뜨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다.

 이밖에 2006년 프랑스 베술 영화제에서 배용준 주연의 영화 <외출>이 개막작으로 선정되면서 이 영화제의 심사위원 위촉과 함께 2006년 인도 캘커타 영화제에서 전수일 감독의 회고전이 열렸다

 한편, 전 감독은 지난 3월 프랑스 투르영화제에서 회고전에 이어 올 가을에는 파리 아르에세 극장에서 영화 네 편이 한꺼번에 개봉한다. 또, 오는 11월 리옹 아시아영화제에서 전 감독의 회고전이 열릴 예정이다.

 그리고 내년 2월에는 4000m가 넘는 네팔 고지에서 차기작 <히말라야의 소녀와>라는 제목의 여섯 번째 영화 제작에 들어가며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파리영화제 프로젝트에 선정되자 전 감독은 이달 초에 파리로 가서 제작자들과 공동제작 여부를 논의했다.

 <개와 늑대 사이의 시간>에서 시간 3부작을 마친 그가 <검은 땅의 소녀와>에 이어 소녀를 주인공으로 하는 연작을 통해 또 어떤 세계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 태백의 탄광촌을 배경으로 제작한 영화 <검은 땅의 소녀와>가 국내 개봉에 앞서 오는 27일 오후 1시까지 영화 상영과 함께 감독과 대화의 시간을 갖는 등 출연 배우와 주요 제작 스텝들이 참석한 가운데 “태백산 쿨시네마"개막 초청작으로 태백 메르디앙 시네마에서 시사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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