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강원 동해경찰서 묵호지구대 3팀 권선우 순경

▲ 권선우 순경
‘강남역 살인사건’ 같은 범죄가 발생함에 따라 최근 여성대상 범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러한 치안요구에 발맞추어, 여성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방안중 하나로 공중화장실에 비상벨을 설치ㆍ운용하고 있다.

특히 동해경찰서 관내에는 주로 관광객 등 많은 인파가 몰리는 망상해수욕장, 대진해수욕장, 수변공원, 묵호어판장, 중앙시장 등을 중심으로 공중화장실 비상벨이 설치되어 있다.

공중화장실 비상벨은 화장실 안에서 긴급한 상황이 발생할 경우 화장실 내부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면 화장실 외부 경광등에 불이 켜지고 경보음이 울려 주변사람에게 위급상황을 알림과 동시에 경찰로 112신고가 접수되어 경찰관이 현장에 출동한다.

목적에 맞게 사용한다면 공중화장실 비상벨은 긴급한 상황에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생명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공중화장실 비상벨이 본래 설치 목적과 다르게 장난신고에 이용되는 경우도 있다. 휴가철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몰리는 요즘 하루에도 수차례 공중화장실 비상벨이 작동되어 경찰관들이 현장에 출동한다.

출동 중 경찰관 머릿속에는 현장에서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혹시 신고자가 잘못되지 않았을지 같은 생각들로 가득 찬다. 그리고 현장에 도착하여 공중화장실 내부로 들어가 “안에 누구 계십니까?”라고 불러도 보고, 화장실 칸막이를 하나하나 노크해 보기도 하며 현장을 확인한다.

아무런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고 나면 피해가 없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도 들지만 하루에도 수차례 이러한 장난신고가 반복되니 씁쓸한 마음도 든다.

이러한 장난신고가 반복되면 ‘양치기소년효과’가 발생할 수 있고, 다른 중요한 신고에 대해 출동이 지연되기도 한다. 또한 현장 경찰관들의 사기 저하가 발생할 수 있다.

공중화장실 ‘비상’벨은 ‘장난’벨이 아니다. 장난ㆍ허위신고가 감소하여 위급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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