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최순녀 삼봉레미콘 관리부장

▲ 최순녀 관리부장
맞벌이 부부로 직장생활을 하면서 열심히 저축하고 1남 1녀를 뒷바라지 해온 지도 벌써 2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삶이 행복했으나 몇 해 전 친정아버지가 암에 걸려 병원에 입원한 후부터 상황은 달라졌다. 행복했던 가정이 불행한 가정으로 변해 버렸다. 투병중인 아버님을 지역 S종합병원에 입원시켰지만 눈물과 걱정이 앞을 가렸다.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고2 딸과 한창 학업에 열중해야 할 중3인 아들이 있어 아버지의 간병을 할 수 없었던 터라 개인 간병인을 구해야만 했다. 그런데 한 달 간병비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간병비가 한달 220만원이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입원비, 치료비, 각종 검진비 등 총 병원비는 120만원 정도였다. 최근에는 암 치료비에서 정부 보장성이 강화되면서 총 진료비의 5%만 부담하도록 하고 있어 정작 진료비는 간병비의 절반 수준이었다.

지근에서 직접 아버지를 챙겨드리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할 수 없이 간병인을 고용했다. 그런데 간병비가 이렇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줄 몰랐다. 생업을 포기하고 간병을 할 수 없다보니 입원이 장기화 될 경우 걱정부터 앞설 수밖에 없었다.

현대사회의 핵가족과 맞벌이 사회구조에서 가족 중 누군가 병이 들면 의료비의 과다한 의료비 부담과 간병문제로 가정이 힘들어지는 경우를 흔히 본다. 병원비도 부담되지만 간병 문제가 더 크다. 간병인을 쓰려면 하루 평균 7만~9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이런 경제적 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보호자나 간병인의 잦은 병원 출입으로 병원 내 감염병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2013년 정부에서 간호ㆍ간병 통합서비스가 마련됐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다.

간호ㆍ간병통합서비스는 환자의 보호자나 간병인이 상주하지 않고 병원 내 전담 간호 인력이 24시간 입원서비스를 제공하는 환자 중심의 서비스 제도라고 한다. 또한 일반 병실에 비해 북적대지 않아 환자가 안전한 환경 속에서 치료에 집중할 수 있어 높은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과, 환자의 보호자들이 간병 부담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지난해 말까지 ‘포괄간호서비스’ 로 불리다 의료법이 개정되면서 ‘간호ㆍ간병 통합서비스’로 이름이 바뀌어 시행되고 있으며 작년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가 하루 2만원 정도만 부담하면 되니 너무 반가웠다. 암환자나 희귀질환자는 이보다 적은 4000원만 내면 된다고 한다.

특히 올해부터 환자의 간병비를 절반 이하로 줄인 간호ㆍ간병 통합서비스가 더욱 확대 시행된다고 하니 저희 아버님처럼 간호와 간병비의 부담을 가진 많은 가정들이 혜택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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