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삶에 대한 고찰

 요즘 주택가를 지나다보면 감나무에 주홍빛의 탐스러운 감들을 보면서 매년 느껴오던 바가 있기 때문에 생각을 나누고자 키보드를 두드린다.

 몇 년째 가끔 운동을 하느라 지나치던 길이 있는데 그곳에 가지가 굵진 않지만 어느집 담 옆에 감나무 한 그루가 있다.

 사실, 겨울, 봄, 여름에는 평범한 나무라고 여기고 별 관심 없이 지나치지만 이렇게 가을이면 신기해서라도 한번 더 바라보게 된다. “저 감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하면 어느 누가 감나무라고 알아주며, 관심을 더 갖을까?” 하면서 말이다.

 그리고서 매번 지날 때마다 나에겐 제법 익숙한 나무이기에 관심을 갖고 관찰하며 지나친다. 그러면서 그 나무의 생애도 인간의 삶과 매우 닮았다는 생각을 한다.

 성경에도 “열매를 맺지 못 하는 나무는 가지를 잘라 불에 던져 버린다.”라는 구절이 문득 떠오른다.
사람이 막 태어나서는 남자인지 여자인지 겉으로는 잘 구분이 안 되고 그렇게 자라서 성인이 되면 결혼을 하고 사랑의 결실로 아이를 낳으면 그것이야 말로 인생에 있어서 최고의 성공이며, 또한 인간은 세상에 쓸모 있는 존재로 사회에 봉사하고 기여해야 진정 인간이기 때문이다.

 만약 저 나무가 열매를 맺지 못 한다면 전문가가 아닌 이상, 누가 감나무라고 알아줄 것이며 쓸모가 없다면 가지는 꺾이고 잘려 한줌의 재가 되어버릴 생명. 감나무도 그 스스로 겨울의 추위를 이기고 봄에 꽃을 피우고 뜨거운 여름 볕 아래 가지를 드리워 그렇게 고통을 이겨내서 맺어낸 결과가 아름답고 먹음직한 열매인 것이다.

 바쁜 일상 속에 근사한 생각을 가질 여유 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 나무 한 그루가 큰 깨달음을 준다.

 오늘 우리의 꿈나무들 고3 수험생들이 그동안의 노력을 결실로 일궈내는 날이다. 아이들이 대학에 입학하고 사회에 나가면 오늘의 시험보다 힘든 일들이 많이 있겠지만 지금의 고통을 이겨내고 노력하여 하나의 알찬 결실을 맺어 더욱더 크게 되는 이 나라의 귀한 나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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