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한 생육환경 조성 필요

 9월의 마지막 산을 올랐다. 산을 오르던 중 귀한 손님을 만났다. 양지바른 소나무 아래 그 귀하다는 송이가 다소곳이 앉아 있지 않은가. 어린송이라 살짝 눈만 마주쳤는데, 그래도 부끄러워하는 듯 하다.

 송이는 9월 초순에서 10월 사이에 그 귀한 얼굴을 내민다. 소나무가 모여 있는 산등성이 부근에서 옹기종기 모여 나는데, 해마다 거의 같은 장소에서 난다. 그래서 처음 송이채취지를 발견하기는 어려워도, 한번 그 장소를 찾으면 해마다 들르며 송이를 기다리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단, 꾸준히 송이를 채취하기 위해서는 노력이 필수다.

 송이는 몸값이 비싼 만큼, 관심을 많이 가져주고,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 송이균을 인공적으로 퍼트리는 방법은 개발 중이나 아직 실현되지 못하였다. 이 때문에 송이가 나는 산을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이는 소위 묘자리를 쓰면 좋겠다 싶을 정도로의 기분 좋은 곳에서 잘 난다고 한다. 이런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낙엽을 잘 긁어주고 볕이 적당히 들게 가지치기를 해줘야한다. 또한 송이의 젖줄인 소나무림이 잘 형성될 수 있도록 주위 산림을 정돈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채취할 때는 어린 송이균들이 다치지 않도록 버섯이 난 위치에서 보통 50㎝정도 떨어져서 채취하도록 해야 한다. 또 보이는 대로 바로바로 딸 것이 아니라, 8㎝이상의 1등품이 될 때를 기다려야한다. 땅위로 나온 어린송이는 대개 4~5일정도 지나면 갓이 벌어지기 직전의 1등품 상태의 송이로 생장한다고 한다.

 춘천국유림관리소에서는 화천군 방천리 주민들과 함께 국유림복합경영사업을 실시하고 있는데, 그 대상품목중 하나가 바로 송이다. 며칠 전 현장토론회를 통해 송이의 생산량을 증가시키기 위한 고민과 의견을 함께 나누었다.

송이생산량이 매년 감소한다고 하는데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송이산가꾸기를 통한 적정한 생육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서로 입을 모았다.

운 좋으면 따고 아니면 말고 식의 ‘단순채취’는 이제 그만하고 ‘관리를 통한 채취’가 되어야 한다고 주민들이 앞장서서 이야기 했다. 아기 손 같은 송이를 잘 키우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송이를 향한 정성이라고 생각한다.

 송이가 ‘어쩌다 만나는 손님’이 아니라 ‘해마다 찾아오는 친구’가 되도록 우리의 정성을 쏟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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