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간이역 12곳 문화재 등록예고

 도경리역은 통리역부터 38국도와 숨박꼭질을 하며 도경리까지 가야만 서로가 제 갈길을 찾는다는 곳  ‘도경리간이역’......

 추억과 향수의 아련한 기억속으로 사라져가는 무명의 시골 간이역인 삼척시 도경리역이 문화재로 등록되어 영구히 보존된다.

 문화재청은 우리의 옛 모습과 삶의 흔적들이 흑백사진처럼 남아있는 간이역을 되살리기 위해 지난 7월부터 9월 초까지 전국 간이역 65곳을 대상으로 문헌조사와 관계전문가 현지조사를 통하여 역사적·건축적 가치와 함께 서정적 가치가 높고 인근 자연 풍광이 빼어나 보존가치가 매우 큰 간이역 12곳을 문화재로 등록예고 했다.

 강원도 삼척시에 남아있는 도경리 간이역은 1939년에 건립된 역사로 희소성 가치가 크며 영동선에 남아있는 것들 중 가장 오래된 역사로서 현재는 무인역화되어 있다.

 도경리역은 일자형 박공지붕과 배면에 설치된 부섭지붕이 특징적이며 역사적, 건축사적 가치가 인정되어 역사만이라도 보존하여 활용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타당해서 결정된 것으로 알려졌고 특히 한적한 계곡의 줄기와 낮은 산능선을 따라 철길이 지나는 곳에 위치하고 있어 경관과 풍치가 매우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도경리역은 국도변 산등성 아랫부분을 따라 어지러울 정도로 꼬불꼬불 몇 차례 돌아 들어가는데 도원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마을의 측면이 보이고 좌측으로 도경리역이 보인다. 도경리역은 이 마을 앞을 휘돌아 접근하게 된다.

 도경리역 근처의 개천과 주변의 논밭 그리고 듬성 듬성 농가들이 산재해 있으며 그 건너에는 이미 오래전 폐교가 된 초등학교가 잡초에 묻혀 있고 마을 노인들이 가끔 지나다닐 뿐 별로 인적도 없다. 계곡에 흐르는 물은 맑고 깨끗하며 계곡을 따라가는 길에서 도경리역으로 진입은 철로언덕을 오르는 오래된 낡은 침목계단으로 만들어져 있다. 조심스럽게 철길을 건너 도경리역에 이르게 된다.

 도경리역 광장은 아담하며 도원동 마을 앞을 휘돌아 들어가며 길가에 민가 몇채가 키우는 닭장과 장독대가 함께 늘어서 전형적인 한가로운 시골풍경을 자아내며 광장의 주변은 수목으로 둘러싸여있다.

 20세기초 근대화의 물결에 따라 마차에서 기차로 교통수단이 바뀌면서 생겨난 간이역은 근대기의 기간산업과 생활문화의 변천을 조망하는 근대산업 문화유산의 중요한 자료라는 점에서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

 뿐만 아니라 지금처럼 교통이나 통신이 발달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문화가 전국으로 유입되고 다시 지방의 고유한 문화가 경향 각지로 알려지는 데 있어서 ‘출입구’ 역할을 함과 더불어 항일운동이 만주로 까지 이어져 거대화되는 데에도 ‘매개체’의 기능을 담당했다는 점에서도 사회문화적 의미가 크다.

 간이역은 일제강점기·광복·한국전쟁 등 굵직굵직한 사건들로 점철되었던 20세기를 보내면서, 꿈을 안고 보따리를 지고 열차를 기다리던 우리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잠시나마 숱한 사연과 애환을 풀어놓으며 숨을 돌렸던 “우리 근대사의 쉼표’이기도 하다.

 문화재청은 “근대사의 상징물로, 우리들의 추억과 향수가 묻어있는 간이역들이 하루가 다르게 사라지고 있어 시급히 보존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우선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으면서 관광자원화가 가능한 곳을 선정했다.

  이어 문화재청은 “앞으로 관사, 철도교, 터널, 화물헛간 등도 추가로 발굴해 지역관광자원화 하는 등 근대산업문화유산의 새로운 보존·활용 모델을 개발할 계획”이라며 “특히 대부분의 간이역들이 숲과 강, 바다에 가까워 주변 풍광이 아름다워 올가을 가족단위 나들이 장소로도 권할 만 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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