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물질 정화, 홍수 예방 효과

 지구상에 분포하는 물의 총량은 13억600만㎦이고, 이중 97.2%가 해수라서 담수는 2.8%뿐이다. 또 인류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물은 강, 호수, 지하수의 일부로 전체의 0.05%에도 미치지 못하는데, 그나마 이용할 수 있는 지역도 매우 제한적이다.

 현재 세계인구의 3분의1이 물부족 상태로 살며, 2025년까지는 3분의 2가 물부족 상태에 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인구행동연구소(PAI)는 여러 가지 지표를 종합, 우리나라 국민 한명이 이용가능한 수자원량을 연간 1700㎥미만으로 규정해 리비아, 모로코, 이집트 등 11개국과 함께 물부족 국가로 분류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은 세계평균보다 1.3배 정도 많은 1283mm이지만, 인구밀도가 높아 1인당 강수량은 세계평균의 10분의1 수준이다. 게다가 이 가운데 45%는 증발하거나 지하로 침투해 55%만이 하천으로 흘러든다.

 특히 우기인 6월~9월에 전체 강수량의 64.5%가 집중되는데 이 시기의 강우는 대부분 홍수로 유실된다. 따라서 효율적인 물관리 대책을 수립하지 않는 한 물부족 사태는 점점 악화할 것이다.

 수자원 이용이 점점 어려워지는 까닭은 물 수요 증가에도 있지만 각종 오염원 탓에 수질이 악화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수질오염 방지노력은 생활폐수 처리장, 공장, 발전소, 석유탱크, 유정 등과 같이 하수관, 도랑을 통해 배출되는 오염원을 방지하고 관리하는데 집중되어 왔다.

 경작지, 목장, 골프장, 도시지역, 공사장, 주차장, 도로 등지를 지나온 오염된 지표수는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고 있다. 이러한 오염을 방지하려면 비료의 과다 사용을 제한하고,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시설을 설치하며, 콩과식물 등을 심어 질소고정을 통해 자연적으로 농작물에 질소 공급을 유도하는 방법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오염원과 강, 호수, 연못, 개울 등의 사이에 위치하는 수변생태계를 보강하거나 각종 식물을 심어 지표, 지하수에 포함된 오염물질을 여과하는 일종의 인공숲(식생완충대, 식생여과대)를 조성해 방지하는 것이 좋다.

 건강하게 조성된 강변의 숲은 마치 저수지와 같아서 홍수나 가뭄의 피해를 줄일 뿐만 아니라 유실된 토양이나 영양소, 농약, 동물의 배설물이 하천으로 직접 유입되는 것을 방지해 물을 깨끗하게 한다.

 강변 숲의 기능과 조성에 관해서는 이미 중국의 중세 자료에서 발견되며, 조선영조 36년(1760) 하천관리를 주업무로 설치한 준천사(濬川司)의 절목(節目)에서도 강변 숲의 기능을 언급했다. 또한 경남 함양군에 있는 유명한 상림은 신라진성여왕 때 고운 최치원 선생이 함양태수로 있을 때에 홍수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조성한 숲이라고 전한다. 더 크게 보면 북한강의 맑은 물도 강원도의 푸른 숲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강변 숲은 인공제방공사와 함께 급속히 자치를 감추었다. 특히 도시하천의 경우 복개와 함께 물의 흐름을 빠르게 할 목적으로 강을 직선으로 만들고 콘크리트로 덮어 하천 주변의 숲이 발휘하던 홍수방지와 오염된 물의 여과기능은 없어졌다.

 이제 하천정비사업이라는 명목아래 삭막한 풍경으로 변해버린 강변에 숲을 조성하자. 마을의 하천주변이나 도시의 자투리 공간에 나무를 심어 물을 깨끗하게 하고 홍수를 방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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