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작은 배려가 필요

 우리가 보고 있는 숲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황폐된 국토를 다시 푸르게 만든 숲이며 지난 35여년 동안 110여억 그루의 나무를 심은 결과, 일제의 강점기와 6.25를 겪으면서 헐벗은 숲이 다시 푸르러진 자랑스런 숲으로 황폐된 숲을 완벽하게 복구한 예는 세계에서도 흔하지 않다.

 사람들은 녹화된 숲을 그냥 나두어도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숲이 원하는 것을 잘 몰라 그렇다. 산림학자들도 적절하게 가꾸어 준 숲은 자연 상태로 방치했을 때보다 경제적 기능은 물론 환경적 기능을 훨씬 더 많이 발휘할 수 있다고 한다.

 잘 가꾸어 준 숲은 그렇지 않은 숲보다 부피 생장을 2∼3배나 더 빨리 해 더 많은 목재를 생산하고, 더 효율적으로 환경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매일 숲을 바라보고 숲에서 일하는 산림공무원에게는 피부에 와 닿는 말이다.

 지금 숲은 우리가 가꾸어 주길 원하고 있다. 초창기 산림에 심었던 어린 나무들은 덩치가 커져서 서로 가지들아 맞닿아 충분히 자라지 못하고 있다. 촘촘히 심은 나무를 솎아 주어 충분히 자라게 해 주어야 하는 인간의 작은 배려를 숲은 필요로 한다. 농사도 마찬가지로 촘촘히 심어진 작물을 솎아주면 잘 자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숲을 솎아 주면 숲에 햇빛이 충분히 들어와 숲 바닥에 쌓인 낙엽이 빨리 썩어 숲바닥의 흙 알갱이에 유기물 성분이 많아지게 된다. 그래서 부피가 늘어난 산림 토양은 마치 스펀지처럼 많은 빗물을 흡수 한다. 우리가 숲을 '녹색 댐'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울창한 숲의 토양이 빗물을 저장하여 끊임없이 물을 공급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숲속 환경에 변화가 일어난다. 아름다운 꽃과 같은 여러 가지 식물들이 들어오고 야생 동물이 뛰어노는 아름다운 숲으로 변한다.


 숲의 나무들은 지구 온난화의 주된 물질인 대기중의 이산화탄소와 햇빛을 이용해 목재와 산소로 변화시킨다. 그래서 흔히 숲을 '천연공기청정기'라 부르기도 한다. 사람의 과학기술로는 대기중에 배출된 이산화탄소를 적정 수준으로 제거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므로 이를 제거하기 위하여는 숲의 보존이 지구환경의 보존을 위한 최선의 길이라 할 수 있다.

 숲은 우리에게 휴양의 기회를 제공한다. 도시인구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산림휴양의 수요도 따라서 증가한다고 할 수 있다. 울창한 숲은 풍요롭고 쾌적한 생활 환경을 제공하며 마음의 안정을 가져오는 효과가 대단히 크다.

 산림욕을 하면 피톤치드(phytoncide)라는 치료효과가 있는 방향성 물질을 발산하기 때문에 사람의 건강에도 큰 효과가 있다. 실제로 휴양림을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도시 생활에서 오는 피로 회복과 휴식, 도시로부터의 탈피를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다.

 숲은 사람에게 필요한 임산자원뿐만 아니라 휴양의 기회를 제공하며, 이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생명체의 생존에 필수적인 산소와 물을 공급해 준다. 아울러 숲은 생태계의 질서를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기본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래서 숲은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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