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환 한림성심대학 관광영어과 외래교수

▲ 특강하고 있는 한창환 교수
◇五行으로 바라본 커피와 건강

오행은 木ㆍ火ㆍ土ㆍ金ㆍ水의 다섯 가지 대표적 물질이 띠는 속성으로, 오행은 상생(相生)과 상극(相剋)의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생성과 변화의 기본 원리를 말한다.

이에 따라 한방에서는 맛을 다섯 가지로 분류해 오미(五味)라고 불러왔다. 이는 오행으로 보아 신맛 木ㆍ쓴맛 火ㆍ단맛 土ㆍ매운맛 金ㆍ짠맛 水 등 다섯 가지 맛이다. 오미가 영향을 미치는 장부의 부위는 각각 다음과 같다. 신맛은 간장과 담낭, 쓴맛은 심장과 소장, 단맛은 비장과 위, 매운맛은 폐와 대장, 짠맛은 신장과 방광에 영향을 미친다.

신맛은 분노의 감정과 깊은 관계가 있어 신 것을 많이 먹는 사람은 쉽게 화가 날 수 있다고 한다. 쓴맛은 감정에 주는 영향은 그다지 없지만 희열과 관계가 있다. 단맛은 의지 빈약하거나 허약한 체질과 결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 것을 특히 좋아하는 사람은 변덕스럽거나 남에게 싫다는 말을 못하는 타입이 많다고 한다.

매운맛은 슬픈 감정을 나타낸다. 짠맛은 놀람ㆍ불안 등의 감정과 연관이 있어서 곧잘 놀란다던가 항상 공포심에 잘 떠는 사람, 걱정거리가 많은 사람은 대체로 짠 음식을 즐겨 먹는 사람에게 많다.

1. 신맛(木, 간장과 담낭)

1) 커피의 간암 예방효과

일본 산교 의과대학 연구진은 커피의 간암 예방효과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였다. 1987년부터 1995년까지 8년간에 걸쳐 후쿠오카현 주민 7천3백75명을 대상으로 건강조사를 실시하였다. 커피를 종종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간암으로 사망할 위험률이 30% 낮고, 커피를 매일 마시는 사람의 경우 60%나 사망률이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1992년에는 미국에서도 13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추적조사 결과, 음주습관이 있는 사람들 가운데서 커피를 즐겨 마시는 사람들에게서 알코올성 간경변으로 될 위험률이 낮다는 조사가 나왔다.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미국의 추적조사나 일본 규수대학 의학부의 조사나 모두 음주습관이 있는 사람이 마시는 커피는 간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밝혀졌다.

2) 담석증 예방 효과

라이츠만 박사는 4만6천명의 남자를 대상으로 10년에 걸쳐 실시한 조사 분석 결과 하루에 커피를 2-3잔 마시는 사람은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담석이 생길 위험이 40%, 4잔이상 마시는 사람은 45%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여성은 담석이 나타날 확률이 남성보다 2배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라이츠만 박사는 그러나 커피는 반드시 카페인이 함유된 것이어야 하며 카페인을 제거한 커피는 효과가 없다고 강조했다. 커피가 담석의 형성을 막아주는 것은 카페인이 담낭의 수축을 자극하여 담즙속의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2. 쓴맛(火, 심장과 소장)

1) 심장병 방지 효과

영국 스코틀랜드 던디대학의 휴 터스톨-피코 교수는 역학조사 보고서에서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일수록 심장병 발병률이 낮은 반면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은 오히려 심장마비 위험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턴스톨-피코 교수는 7년 반에 걸친 ‘스코틀랜드 심장건강 조사’ 에 참여한 40-50세 남녀 1만1천명의 자료를 종합 분석한 결과 하루에 커피를 최소한 5잔 이상 마시는 사람들이 심장마비 등 각종 심장병에 걸릴 위험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 소장에 속해있는 십이지장궤양

커피가 십이지장궤양을 일으키거나 궤양환자의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하지 않는다. 실제로 많은 궤양환자들이 커피를 마셔도 불쾌한 증상은 일어나지 않는다. 커피를 마시면 속 쓰림이 있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연구에서는 그 이유를 확인할 수 없었고 대부분의 사람은 커피가 속 쓰림의 원인이라는 것을 부정하고 있다. 또 연구를 진행한 결과 속 쓰림의 원인이 커피 때문이 아니라 커피를 마시기 전에 먹은 식사 때문이라는 것이 지적되었다. 커피는 소화관에 해를 주지 않는다.

3. 단맛(土, 비장과 위)

1) 비장

커피를 많이 마시면 제2형 당뇨병인 성인당뇨병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하버드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과 스웨덴 샬그렌스카 대학 연구팀은 12만여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2~4년마다 커피 등 음료를 얼마나 마시는지와 당뇨병 등 건강상태를 설문조사한 결과 카페인 커피를 많이 마시는 사람이 적게 마시거나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당뇨병 위험이 낮고 특히 하루에 커피를 5잔 이상 마시는 남자가 당뇨병 예방효과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2) 위암 예방효과

일본 아이치현 암센터 연구진은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역학조사에서 커피를 매일 3잔 이상 마시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위암에 걸릴 위험률이 절반정도 밖에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연구소는 지난 1996년에도 커피와 직장암과의 관계를 조사하였으며, 커피가 직장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것을 밝혀낸 바 있다.

연구원들은 1985년에 일본 나고야시에 거주하는 40~79세의 남녀 2만1천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커피를 1잔 이하 마시는 사람보다는 1-2잔 마시는 사람이, 1-2잔 마시는 사람보다는 3잔 이상 마시는 사람이 위암에 걸릴 확률이 적었다.

4. 짠맛 (水, 신장과 방광)

1) 방광암 예방효과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카롤로스 3세 보건연구소의 곤잘로 로페스-아벤테 박사는 흡연이 주요 원인 중 하나인 방광암 발생률이 커피를 마시지 않는 흡연자가 커피를 마시는 흡연자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로페스-아벤테 박사는 방광암 환자 497명과 정상인 1천 100명을 대상으로 흡연여부와 커피 음용과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커피를 마시는 흡연자는 커피를 마시는 비흡연자에 비해 방광암 위험이 3배 높고 커피를 마시지 않은 흡연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비흡연자에 비해 무려 7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로페스-아벤테 박사는 밝혔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더 낮은 것으로 Dr. Edward Giovannucci는 보고하였다. 연구결과 하루에 커피를 4잔 또는 그 이상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거나 거의 마시지 않는 사람보다 대장암에 걸릴 위험이 24% 더 낮다는 것이 밝혀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커피는 대장이 노폐물을 내버리는 비율을 가속화하고 그래서 커피 마시는 사람은 발암물질에 대장세포의 노출을 제한함으로써 암에 걸릴 위험이 더 낮을지도 모른다고 하였다. 또한 일본 기후대학 의학부 모리 교수 등 연구진은 커피의 성분 가운데 특히 많이 있는 클로로겐산(chlorogenic acids)이 대장암 발생을 억제한다는 것을 새로이 발견하였다.

(글=한창환 한림성심대학 관광영어과 외래교수)

※글쓴이 한창환 교수는 한림성심대학 관광영어과 외래교수, 연세대학교 ‘커피마스터’ 책임교수, 서울현대전문학교 커피바리스타학과 특별초빙교수, 한국커피교육협의회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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