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정 노팅힐 커피전문점 CEO

▲ 소정 노팅힐 커피전문점 CEO(오른쪽)가 한림성심대학 평생교육원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모습.
◇커피의 3대 원종

요즈음 커피에 대한 기본 지식은 상식으로 통하고 있다. 그러나 커피에 대해서 많은 오해를 하고 있는 경우도 있다. 아직도 커피를 마치 화학제품인 것처럼 알고 있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우리는 영양가가 많은 식품을 꼽으라면 쉽게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가 콩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콩은 1년생 식물이지만, 커피는 다년생 식물이다. 1년생에 비할 바가 아닐 정도로 커피에는 많은 중요 성분들이 들어 있다. 다년간의 영양분을 섭취한 나무에서 생산되는 커피콩은 그야말로 많은 가치와 인체에 유효한 물질들을 다량 함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커피는 식물학적으로 꼭두서니(Rubiaceae)과 코페아(Coffea)속에 속하는 쌍떡잎 다년생 상록관목 식물이다. 커피의 종에는 수십 가지가 있다. 이 중 커피의 3대 원종 분류에는 에티오피아가 원산지인 아라비카(Coffea Arabica)와 콩고가 원산지인 카네포라(Coffea Canephora)가 있고, 리베리아가 원산지인 리베리카(Coffea Liberica)가 있다. 카네포라의 경우 대표종이 로부스타이므로 보통 로부스타로 부른다.

아라비카는 로부스타에 비해 고지대에서 재배되므로 그 만큼 일교차가 커 밀도가 높고 신맛이 강하며, 향과 맛에 있어서도 훨씬 뛰어나다. 또한 카페인 함량도 반 정도의 수준이다. 그러나 재배조건이 까다롭고 질병에 약하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로부스타는 내병성이 강하고 고온다습한 기후에 대한 적응성이 뛰어나 주로 열대지역에서 폭 넓게 재배되고 있으며, 약간은 구수한 향과 약한 산미와 강한 쓴맛이 있다. 리베리카는 나무키가 커 재배가 어렵고, 펄프가 두꺼워 가공이 힘들며, 품질 면에 있어서도 로부스타 보다 떨어진다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소량만이 연구용으로 재배되고 있는 실정이다. 커피의 3대 원종에 대한 상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색깔과 모양, 그리고 크기에 대해서 알아보자. 아라비카의 생두(green bean) 색깔은 연녹색에서 청록색이며, 그 모양은 평평한(flat) 편이다. 센터컷(Center cut)은 S라인에 가깝다. 로부스타의 생두 색깔은 연갈색에서 황갈색이며, 그 모양은 둥그스름하고 짧은 타원형(oval)이다. 센터컷(Center cut)은 곧은 편이다.

리베리카의 색깔은 로부스타와 유사하며, 그 모양은 양끝이 뾰쪽한 마름모형이다. 잎과 꽃, 그리고 열매의 크기는 아라비카나 로브스타에 비해서 많이 크다. 필리핀에는 Barako라는 큰 콩(big bean)의 리베리카종이 있다.

둘째, 수분과 염색체수, 그리고 생산국에 대해서 알아보자. 아라비카의 수분방식은 90%이상이 자가수분(self-pollination)이며, 염색체수는 44개이다. 로부스타의 수분방식은 타가수분(cross-pollination)인데 주로 90%이상이 바람에 의해서 이루어지며, 염색체수는 22개이다.

아라비카의 생산국으로는 과테말라, 말레이시아, 멕시코, 모잠비크, 브라질, 에티오피아, 예멘, 인도, 인도네시아, 자메이카, 케냐,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탄자니아, 파나마, 파푸아뉴기니아, 페루, 필리핀, 하와이 등이 있다.

로부스타 생산국으로는 가나, 말레이시아, 베트남, 앙고라, 우간다, 인도, 인도네시아, 카메룬, 콩고, 타이랜드, 필리핀 등이 있다. 그리고 리베리카 생산국으로는 기니, 수리남, 리베리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이 있다.

셋째, 생산비율과 맛과 향, 그리고 카페인함량 및 당분함량에 대해서 알아보자. 생산비율은 아라비카가 세계 총생산의 60~70%에 달하며, 로부스타가 세계 총생산의 30~40%에 이른다. 리베리카의 생산량은 극소량으로 미미한 실정이다.

맛과 향에 있어서 아라비카는 우수한 향과 좋은 산미를 가지고 있다. 이에 비해 로부스타는 미약한 향과 적은 산미에 쓴맛이 강하며, 거칠고 강한 바디감를 가지고 있다.

리베리카는 강한 쓴 맛을 가지고 있다. 카페인 함량에 있어서는 아라비카는 평균 1.4%로 로부스타의 평균 2.2%에 비해 훨씬 적은 편이다. 당분함량은 아라비카가 8%로 로부스타의 5%에 비해 많이 함유하고 있다.

넷째, 재배고도와 병충해에 대해서 알아보자. 아라비카는 800~2,000m의 열대, 아열대의 고지대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로부스타는 700m이하의 덥고 습도가 높은 저지대에서 재배되고 있다. 리베리카는 200m이하의 평지에 가까운 지역에서 재배되고 있다. 아라비카는 병충해에 약한 반면, 로부스타와 리베리카는 병충해에 강한 면을 보인다.

다섯째, 온도 적응성과 기온 및 습도에 대해서 알아보자. 온도 적응성에 있어서 아라비카는 저온과 고온에 모두 약한 면을 보이고 있으며, 로부스타는 고온에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이에 비해 리베리카는 저온과 고온에 모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적정 기온은 아라비카는 15~24도 사이이고, 로부스타는 24~30도 사이이며, 리베리카 15~30도 사이이다. 습도에 있어서 아라비카는 60~75% 정도의 습도가 적정하며, 로부스타는 80~90% 정도로 아라비카 보다 높은 습도를 필요로 한다.

여섯째, 강우량 적응성과 연강우량 및 일조량에 대해서 알아보자. 아라비카는 많은 강우량과 적은 강우량 모두에 약한 반면, 로부스타는 많은 강우량에는 강하다. 이에 비해 리베리카는 많은 강우량과 적은 강우량 모두에 강한 면을 보이고 있다.

연간 아라비카는 1,500~2,000mm의 강우량이 필요하며, 로부스타는 2,000~3000mm의 많은 강우량을 필요로 한다. 일조량에 있어서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모두 연간 1,900~2,000시간의 일조량이 필요하다.

이상 커피의 3대 원종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하지만 요즈음 리베리카의 생산량이 너무나 미미하여 커피의 분류를 달리하고 있다. 리베리카를 제외하고 아라비카를 마일드(Mild)와 브라질(Brazil)로 구분한다. 여기에 로부스타(Robusta)를 더하여 또 다른 커피의 분류법이 만들어 진다.

첫째, 마일드 커피는 에티오피아의 고산지대가 원산지로 맛과 향이 뛰어나고, 산미가 좋아 주로 스트레이트 커피로 활용된다. 산지로는 멕시코, 베네주엘라, 에콰도르, 에티오피아,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과테말라 등이 있다.

둘째, 브라질 커피는 세계제일의 생산량을 가진 품종으로 향기가 약하고 산도가 낮은 편이나 블렌딩했을 때 향미가 살아나는 특징이 있어 주로 블렌딩의 베이스 커피로 활용된다. 종류로는 브라질 산토스 등이 있다.

셋째, 로브스타는 콩고가 원산지로 맛이 거칠고 향과 신맛이 약하며, 쓴맛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가용성 성분이 아라비카 보다 많고 가격이 저렴하여 주로 인스턴트용 커피로 활용된다. 산지로는 아이보리코스트, 앙골라, 우간다, 인도네시아, 인도 등이 있다.

(글=소 정 노팅힐 커피전문점 CEOㆍ한림성심대학 평생교육원 바리스타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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