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마음 가져야

4월도 마지막 몇일을 남겨놓고 어느덧 5월 나물 철이 다가온다. 우리 국민들은 세계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도 나물을 유달리 좋아한다.어떻게 보면 봄철 보릿고개에 먹을 게 없어서 풀이라도 뜯어야 했던 아픈 과거의 유전자가 오늘날 웰빙 시대까지 남아서 강력하게 작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일본이나 중국은 모르겠지만 미국 같은 서구 국가들은 산나물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극성맞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민을 가서 산나물 채취라는 새로운 문화를 퍼트렸다. 처음에는 벌금도 많이 내야했던 모양이다.

우리 입장에서야 봄철에 나물 뜯는 게 당연하지만 미국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불법적으로 식물을 채취하는 것이었으니 벌금을 낼만도 했다. 그러다가 미국에서도 그게 한국의 전통이라는 것을 알고 요즘에는 기간을 정해 산나물을 채취를 허락해 준다고 한다.

우리가 먹는 나물은 종류도 무척 많다. 보이는 풀을 거의 다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고사리, 두릅, 엄나무, 화살나무, 고추나무, 다래나무, 곰취, 참나물, 곤드레, 잔대, 모시대, 누리대, 냉이, 민들레, 달래 ........

그런데 최근 들어 산나물이 남획되면서 문제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무조건 나물을 채취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자연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줘야 한다. 나물을 뜯을 때는 다음해에도 다시 돋아 날 수 있게 하자. 그러기 위해서는 뿌리를 건들지 말고 잎사귀 몇 개는 남겨 놓아야 한다.

나물에 대해 공부도 좀 해보자. 초보자들은 잘 모르고 독초를 나물인 줄 알고 먹다가 뜻하지 않게 병원 신세를 질 수도 있다. 인터넷 사이트 등을 통해 우리가 잘 모르던 풀과 나무에 대해 공부를 한다면 나물을 먹는 것 보다 정신을 더 살찌울 수 있을 것이다.

 산불조심도 잊지 말아야 한다. 나물만 채취해야지 절대 불은 피워서는 안 된다. 그리고 나물 뜯으러 갈 때는 반드시 채취가 허락된 지역인지 확인하고 가자. 즐겁게 가는 길에 불미스런 일은 만들지 않는 게 좋다.

마지막으로 사랑의 마음이 없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들풀 하나, 나무 한포기도 생명이란 것을 잘 알고 있다. 소중한 생명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진 것 보다 더 큰 웰빙 방법은 없을 것이다. 사랑의 마음이야 말로 가장 중요한 채취 예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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