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전사 광부의 생애사

온몸으로 피를 묻혀가면서 쓴 광부의 생애사인 광부 시인 성희직의 세 번째 시집인 ‘광부의 하늘이 무너졌다’가 출간됐다. (사진=성희직 시인 제공)
온몸으로 피를 묻혀가면서 쓴 광부의 생애사인 광부 시인 성희직의 세 번째 시집인 ‘광부의 하늘이 무너졌다’가 출간됐다. (사진=성희직 시인 제공)

【정선ㆍ태백=참뉴스】이태용 기자 = 광부의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담은 광부 시인 성희직의 세 번째 시집인 ‘광부의 하늘이 무너졌다’가 출간됐다.

출판사 푸른사상이 발행한 149쪽의 ‘광부의 하늘이 무너졌다’ 시집은 각종 탄광사고에 대한 역사책이자 전쟁터와 같은 지하 막장의 노동 지옥도(地獄圖)를 시로 묶어내 진폐환자들의 아픔을 세상에 알리기 위한 신문고(申聞鼓)이다.

시집 전문에는 ‘광부의 하늘은 그렇게 시도 때도 없이 무너져도’, ‘광업소 정문 간판 구호가 허세를 부리고 있다’, ‘우리는 산업역군 보람에 산다’ 등 산업전사인 광부들의 처절한 아픔을 그렸다.

성희직 시인은 1991년 6월 해고 광부를 강원도의원으로 만들어 준 광부와 탄광촌 주민들. 그런 주민들 은혜에 보답하려는 마음으로 신장 기증을 하고 탄광촌의 어려움을 알리려 서울 명동에서 갱목시위를 벌여 언론과 정치권으로부터 집중 조명을 받은 바 있다.

그는 3선 도의원을 마치고 2007년부터 재가 진폐환자 생존권 투쟁위원장을 맡아 온 몸을 던진 투쟁과 여러 차례 집회를 주도해 전국 1만 2천여 재가 진폐환자들이 ‘진폐 기초연금’을 받게 만들었다.

정선진폐상담소 소장인 성희직 시인은 진폐재해자 권익향상을 위해 십수 년 동안 투쟁위원장을 맡아 31일간 단식투쟁을 하고 여러 차례 갱목 시위뿐 아니라 심지어 새끼손가락 단지까지 했다.

또한, 2년여 치열한 투쟁으로 2010년 4월 국회에서 진폐법 개정을 이끌어 내면서 전국의 12,000여 진폐재해자들이 매월 ‘진폐기초연금(월 130여만 원)’을 받게 하는 등 진폐재해자들로부터 진정한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성희직 시인은 “한때는 산업전사라는 창호까지 받은 광부들의 막장 인생이 홀대받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며 “이처럼 시도 때도 없이 무너지는 게 ‘광부의 하늘’이다”라고 말했다.

문학박사인 정연수 강릉원주대학 교수는 작품해설에서 “성희직 시인의 시적 미학은 현장성과 사실성을 바탕으로 한다”며 “‘광부의 하늘이 무너졌다’ 시집은 그가 온몸으로 피를 묻혀가면서 쓴 광부의 생애사이다”라고 평했다.

leegija@cham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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