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덕재ㆍ이부원ㆍ전석순 씨 등 밭갈이 체험 장 마련

▲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강원 홍천군 수타사 농촌테마공원에서 밭가는 겨릿소리 시연행사가 열렸다. (사진=홍천 겨릿소밭가는소리 전승보존회 제공)
【홍천=참뉴스】정광섭 기자 = “이랴, 어서가자~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으니 힘내서 어서 가자~ 안소는 제 고랑에 들어서고 마라소는 물러서거라~.”

두 마리의 소로 밭을 갈고 있는 겨릿소와 구성진 밭갈애비의 겨릿소리가 강원 홍천 가을들녘에 울린다.

홍천 겨릿소밭가는소리 전승보존회(회장 조성근) 주관으로 지난 7일부터 9일까지 사흘간 홍천군 수타사 농촌테마공원에서 밭가는 겨릿소리 시연행사가 열려 홍천농업고등학교 학생들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한국 전통농경문화인 두 마리의 소로 밭을 가는 겨릿소 풍경은 물론 코뚜레를 한 소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트랙터와 농기계에 밀려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홍천 내촌면 물걸리 동창마을의 전덕재(78)옹은 옛 마굿간에 코뚜레를 한 겨릿소 3마리를 키우며 밭갈애비의 삶을 살아오고 있다.

이 행사에는 화촌면의 이부원(77)옹과 홍천읍의 전석순(66)씨 등을 비롯, 전덕재옹의 겨릿소를 매일 차량으로 1시간씩 고속도로로 이동해 관광객과 학생들에게 옛 전통 밭갈이소리 시연과 밭갈이 체험의 장을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전 옹은 “소가 들판의 풀을 먹을 줄 모르는 세월인 만큼, 겨릿소 겨리질과 그 소리들도 거의 사라진 것 같다”며 “세월도 흐르고 사람도 세월을 비껴갈 수 없듯이 책속에나 나오는 풍경들, 열심히 보고 사진 많이 찍으시라”며 이마에 흐르는 땀을 훔쳤다.

전석순 밭갈애비는 “호리소는 아직 어쩌다 있지만 겨릿소는 정말 보기도 찾기도 힘들다”면서 “홍천에 겨릿소가 아직도 있다는 건 전덕재옹의 전통 농경문화에 대한 애착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말했다.

조성근 회장은 “밭갈애비들과 겨릿소마저 세월이 좀 더 지나면 국어사전의 단어가 변천하듯 역사책에서도 영원이 사라지는 한국의 전통 농경문화가 될듯하여 안타까운 마음이며 보전해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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